[문화일보 2005/07/05] 조용필의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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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5-07-06 09:54:30 조회수 1296

‘영원한 오빠’ ‘국민 가수’‘한국 대중가요계의 큰 별’. 올해로 데뷔한 지 37년이 된 가수 조용필을 말할 때 흔히 
붙이는 수식어들이다. 조용필은 55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노래를 내놓으며 20대부터 6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흔치 않은 가수다. 그는 30여년 전부터 담배를 하루 3갑씩 피
워온 애연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 그가 담배를 지난 4월 초에 뚝 끊었다고 한다. 이제 3개월 남짓 지났으니 완전한 금연에 성공할지는 좀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최근 공식 자리에서 “더이상 담배와는 인연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하니 성공 가
능성이 높아 보인다.

‘헤비 스모커’로서 쉽지 않았을 금연을 단호하게 결행한 그의 의지가 놀랍고 아름답다. 더더욱 아름답게 비치
는 점은 금연의 동기다. 뛰어난 가창력을 여전히 인정받고 있는데도 ‘노래를 좀더 잘 부르기 위해’ 금연을 단
행했다는 것이다. 노래는 단전에 힘을 모아야 잘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살이 빠져 약해진 뱃심을 키우려고 한 
것이다.

조용필의 금연은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조금이라도 더 잘하기 위해, 고객인 수요자의 기대에 어긋나
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의 아름다움을 새삼 일깨워준다. 특히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업무 자세와 능력을 점검·반성하는 모습과도 거리가 먼 상당수 공공 영역의 인사들에
게는 반면(反面)교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어떻게든지 교원평가제를 비켜가려고 하는 교원단체들에도 그렇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영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중·고교 영어교사들을 대상으로 치른 모의 토익(TOEIC)시험 결과, 990점 만점에 평균 718점이었다고 
한다.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점수가 778점인데, 영어교사 35%는 700점 미만이고, 14%는 중학생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점수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런 교사들에게 자녀 교육을 맡긴 학부모 심정이 어떻겠는가.

교원단체는 학생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가르치기 위해 필요하다면 회초리라도 맞겠다고 하고, 수준 미달의 교
사를 퇴출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해야 마땅한 처지 아닌가.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아름답기까
지는 못할 망정 부끄럽지는 않은 언행만이라도 보일 수 없을까. 

김종호 / 논설위원 


기사 보기 ▶ http://www.munhwa.com/opinion/200507/05/200507050101303717100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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