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1997/4/23] 조용필, 그의 노래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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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4-06-14 14:57:14 조회수 3614
한시대를 풍미했던 가요계의 '영원한 오빠' 조용필, 그의 노래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1997년 4월23일 조선일보                   조용필 가요연보 ▲ 1집(80년)-「창밖의 여자」「정」「돌아와요 부산항에」 ▲ 2집(80년)-「촛불」「간양록」 ▲ 3집(81년)-「고추잠자리」「일편단심 민들레야」 ▲ 4집(82년)-「생명」「비련」 ▲ 5집(83년)-「친구여」「한강」 ▲ 6집(84년)-「눈물의 파티」「정의 마음」 ▲ 7집(85년)-「아시아의 불꽃」「여행을 떠나요」 ▲ 8집(85년)-「허공」「킬리만자로의 표범」 ▲ 9집(87년)-「그대발길 머무는 곳에」 ▲ 10·1집(88년)-「서울 서울 서울」「모나리자」 ▲ 10·2집(88년)-「Q」 ▲ 12집(90년)-「추억속의 재회」 ▲ 13집(91년)-「꿈」 ▲ 14집(93년)-「슬픈 베아트리체」 ▲ 15집(94년)-「남겨진자의 고독」 ▲ 16집(97년)-「바람의 노래」 시대를 풍미한 거인, 조용필은 세월을 고민한다. 5월초 조용필이 발표할 새앨범, 16집을 미리 들어보러 지난주 그의 집을 찾아갔다. 『과연 언제까지 노래를 할 지 갈등할 때가 많아요. 무대 위에서 쓰러지고 싶다고 생각한 때도 있었는데…. 나이 먹고 소리망가져 팬들에게 안쓰러움을 줄 때까지 버티면 안될 것 같습니다.』   조용필은 『어떨 땐 80년대 중반에 죽었더라면 어땠을까, 건방진 생각도 해봤다』고 했다. 『 그래서 엘비스 프레슬리나 존 레논처럼 팬들사이에 안타깝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게 더 행복할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음악에 관한 한 조용필의 욕심은 편집증적이다. 모든 에너지를 음악에 쏟아 붓는다. 누구와 만나도 허튼 농담 한마디 할 줄 모른다. 그저 음악 얘기뿐이다. 항상 새로운 음악세계에 감동한 다. 몇 년 전부터 그는 뮤지컬에 심취했다.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을 비롯한 브로 드웨이 뮤지컬을 열번 넘게씩 되풀이봤다. 그것도 모자라 모든 작품 대본을 우리말로 번역시켜 모았다. 거의 병적인 탐닉이다. 『좋아하던 골프도 시들해요.녹음하랴 공연하랴 바쁜탓도 있지만, 전만큼 재미가 없어요. 그래 도 음악만은 언제나 새롭고 물리지가 않아요. 방에 틀어박혀 곡만들고 연습할때면 밤을 꼬박새 도 안졸립고 배고픈 줄도 모르니 참 이상합니다. 그게 팔자인지.』 조용필은 이날 새 앨범을 오 디오에 걸면서 쑥스러운 듯 『녹음하고 편집하고 너무들어 지겹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10곡 이 실린 CD를 네 번씩이나 되풀이 해서 들려 줬다. 그때마다 눈을 지그시 감은채 손가락으로 테 이블을 가볍게 두드리며 자기 음악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곡 스타일은 다양했다. 38인조 스트링 선율을타고 뮤지컬 아리아처럼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마지막일 수 있게」 「물결속에서」, 감미로운 발라드풍 「바람의 노래」, 소프트록「그리움 의 불꽃」「판도라의 상자」는 놀랍도록 젊고 모던하다. 성인팬을 위한 보너스트랙처럼 곁들인 「그 겨울의 찻집」풍 트로트 「애상」과「일몰」까지 한곡 한곡 짜임새 있게 어우러져 가슴을 파고든다. 『전엔 소리를 힘으로 내질러야 속이 후련했어요. 나이 마흔넘으니 그게 아니다 싶어집디다. 내가 편하게 노래해야 듣는 사람도 편하지 않겠습니까. 똑같은 「창밖의 여자」라도 지금은 감 정을 감싸안아 부릅니다. 그러다보니 파워가 떨어졌나보다는 오해도 받지요.』   조용필의 노래를 듣다보면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어쩌면 그렇게 소리를 유지할까 의문이 든 다. 이번 앨범서도 그는 무려 5중창의 환상적 백코러스를 혼자 더빙녹음했다. 『연습하는 수 밖에 없어요. 적어도 보름에 사나흘은 하루 여닐곱시간씩 연습해야합니다. 혼자 기타치며 진짜 공연때처럼 하지요. 외국에 나갈때도 어깨에 메는 작은 기타를 갖고 다닙니다.』   조용필은 내년 음악인생 30주년에 맞춰 벌써 2개의 새 앨범을 구상하고 있다. 하나는 런던필 하모닉 연주로 녹음하고, 다른 하나는 트로트만으로 꾸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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