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내 나이 오십다섯”… 가왕의 시계는 거꾸로 갔다
작성일 | 2023-05-15 22:53:17 | 조회수 | 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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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기장서 8번째 단독 콘서트 “마음껏 즐기자” 2시간 불꽃 공연 ‘기도하는’ 시작하자 함성 쏟아져… 관객 3만5000여명 ‘친구여’ 떼창 모두가 젊어진 시간이었다. 일흔셋의 나이에 ‘오빠’라는 호칭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가왕 조용필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 뜨거운 무대를 선보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3일 열린 콘서트 ‘2023 조용필&위대한 탄생’ 무대. 불꽃축제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양의 폭죽이 하늘을 수놓았다. 별무늬 셔츠에 검은색 재킷, 선글라스를 끼고 조용필이 등장하자 팬 3만5000여 명은 격하게 환호했다. 백발의 여성도, 지팡이를 짚은 신사도 예외는 없었다. 2018년 데뷔 50주년 콘서트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주경기장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이날 관객에게 응원봉을 무료로 제공했다. ‘미지의 세계’로 포문을 연 조용필은 ‘그대여’ ‘못 찾겠다 꾀꼬리’를 연이어 부른 뒤 “인생을 여러분과 함께해 왔다. 제 나이 몇인 줄 아시죠? 오십다섯입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총 4만 명이 관람했던 지난해 11, 12월 콘서트 후 6개월 만에 팬들과 만난 그는 “오늘 저와 같이 노래하고 춤추며 마음껏 즐기자”고 외쳤다. 25곡을 열창한 2시간 동안 그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이 투명했다. 조용필은 ‘단발머리’ ‘모나리자’ ‘바운스’ 등 히트곡을 휘몰아쳐 부른 뒤 지난달 발표한 미니 앨범 ‘로드 투 20―프렐류드 2(Road to 20―Prelude 2)’의 수록곡 ‘Feeling Of You’를 라이브로 처음 선보였다. ‘Feeling…’은 신스팝 장르 곡으로, 조용필은 특유의 힘 있는 미성과 리듬감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지난해 11월 콘서트에선 부르지 않았던 ‘비련’ ‘돌아와요 부산항에’도 이어졌다. 조용필이 ‘비련’의 첫 소절 “기도하는”을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 엄청난 함성이 쏟아졌다.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를 땐 거대한 배 한 척이 무대 위로 들어오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안정적이고 또렷한 음색에 일부 관객들은 눈을 감고 음미하거나 환하게 웃었다. ‘창밖의 여자’와 ‘친구여’에서는 떼창이 이어졌다. 조용필이 “1988년 서울 올림픽 전야제에 참여하며 주경기장에서 처음 노래했을 때 부른 곡”이라고 소개한 ‘서울 서울 서울’ 무대에선 올림픽 개막식 공연 장면이 스크린에 비쳤다. 주경기장은 조용필과 역사를 함께한 곳이다. 그는 2003년 데뷔 35주년을 맞아 솔로 가수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곳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공연은 주경기장에서의 여덟 번째 단독 콘서트였다.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하기 전 마지막 콘서트다. 주경기장에서 공연할 때마다 공교롭게도 우천 콘서트가 돼 ‘비를 부르는 남자’로 불렸던 조용필은 “항상 이 무대에 설 때마다 비가 왔는데 오늘은 괜찮다”고 말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저는 별로 멘트가 없다. 여러분 다 아시니까 그냥 즐기시라. 저는 노래하겠다”고 선언한 조용필은 공연 후반부, 쉼 없이 12곡을 노래했다. 공연 마지막 곡 ‘여행을 떠나요’ 전주가 나오자 관객들 모두 일어나 각자의 리듬으로 뛰어놀았다. 관객 윤은미 씨(65)는 “조용필은 내 청춘을 대표하는 가수”라며 “여전한 가창력과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변함없이 노래에 애정을 보이는 모습이 좋다”며 ‘조용필’이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조용필은 27일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도 팬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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