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逆算의 묘수…조용필, 젊은 팬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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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2-11 21:12:09 조회수 68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지난 9~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 공연장 앞 모습. 2023.1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지난 9~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조용필 콘서트 공연장 앞 모습. 2023.1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 9~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옛 체조경기장) 앞에 운집한 인파엔 남녀노소가 골고루 섞여 있었다.

'가왕' 조용필의 전국 투어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투어 콘서트 - 서울' 공연을 보러 온 이들이었다. "오빠" "형님"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든 이들의 상당수는 중장년층이었지만, 젊은 관객도 상당수 포함됐다.

보통 장년의 인기 가수 공연은 자식 세대가 대신 예매하고 부모가 현장에 오는 식이다. 그런데 조용필의 콘서트엔 유독 부모·자식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엔 콘서트가 웰메이드라는 입소문이 점차 번지면서 공연문화를 좋아하는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 '필수 관람' 코스가 됐다. 현장을 직접 찾아 공연 완성도를 검증하고 조용필의 인기를 역산(逆算)해 보겠다는 의지다.

실제 오는 16일 대구 엑스코 서관에서 열리는 '202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전국 투어 대구 공연 예매 현황(인터파크 티켓 기준)에 따르면 20대 관객 비율이 21.9%, 30대 관객 비율이 26.8%다.

젊은 층에게 조용필의 콘서트가 호감을 사는 이유 중 하나는 무대다. 수많은 K팝 그룹 공연이 열리는 케이스포돔에 조용필이 설치한 무대 장치를 보고 놀라는 20대 관객이 한둘이 아니었다. 무대 뒷면을 가득 채우는 대형 LED 스크린과 그로테스크한 영상의 변화가 일품인 '태양의 눈' 등 곡에 맞춰 변화무쌍하는 화려한 영상에 넋을 놓았다는 관전평이 수두룩하다.

조용필은 같은 장소에서 여는 공연이더라도 매번 스크린 사용과 영상 연출이 다르다. 작년 말 케이스포돔에서 열었던 콘서트와 이번에도 확연히 달랐다. 지난 콘서트가 모던하고 역동적이었다면, 이번엔 관객을 압도했다. 그만큼 관객들과 다양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조용필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번 콘서트에선 '장미꽃 불을 켜요'을 시작으로 스무 곡을 넘게 들려줬는데, '못찾겠다 꾀꼬리' '바람의 노래' '창밖의 여자' '돌아와요 부산항에' '여행을 떠나요' 같은 히트곡들은 젊은 세대에게도 익숙했다. 중간중간 기침을 하는 등 감기에 걸렸음에도 칠순의 나이에 흔들림 없이 두 시간 넘게 공연을 이끌어가는 프로 정신도 젊은 세대들이 혀를 내두르는 대목이었다. 특히 기타리스트 최희선 등 밴드 '위대한 탄생' 멤버들의 수준 높은 라이브 실력에도 크게 감탄했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20대 대학생 권화영 씨는 "제가 좋아하는 K팝 그룹도 케이스포돔에서 공연했는데 그때보다 무대 장치가 크고 세련돼 놀랐다. 조명 사용도 정말 화려하더라"고 했다.

스태프들의 관객 접객 태도도 호평이었다. 아이돌 콘서트의 경우 관객과 스태프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조용필 콘서트는 중장년층이 많다 보니 스태프들이 질서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할 때도 상당한 예의를 갖췄다.
 

1997년 결성한 '이터널리', 1999년 출발한 '미지의 세계', 2001년 만들어진 '위대한 탄생' 등 활발히 활동 중인 대형 팬클럽들이 나란히 사이좋게 부스를 차리고 서로 도와가며 응원하는 모습도 Z세대가 보기엔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았다.

같은 주말(9~10일) 대구 엑스코에서 콘서트를 시작한 '가황' 나훈아 콘서트 역시 젊은 관객층 사이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이돌 콘서트보다 표가 더 구하기 어려운 데다 나훈아의 화려한 쇼맨십에 대한 호평이 계속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지난 주말(8~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콘서트를 연 임영웅의 콘서트도 중장년층 관객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데 점차 젊은 관객들 비율이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신비롭고 광활한 우주 콘셉트를 무대 위에 구현하는 등 막대한 물량을 투입한 대규모 연출이 장관이라는 인상이 대거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조용필·나훈아·임영웅 국내 남성 솔로가수 3대장의 콘서트장엔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계속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세 뮤지션은 계속 콘서트를 각각 이어간다. 지난 2일 광주에서 이번 투어를 출발한 조용필은 서울과 대구 엑스코를 거쳐 부산 벡스코(23일)를 찾는다. 나훈아는 부산 벡스코(16~17일), 고양 킨텍스(30~31일)로 투어를 이어간다. 임영웅은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29~3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내년 1월 5~7일)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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