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가장 우리다운 것'의 승리...조용필에서 BTS로 이어지는 K-컬처의 위대한 도전[홍재화의 세상읽기]
| 작성일 | 2026-05-29 16:02:59 | 조회수 | 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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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ChatGPT>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들려온 방탄소년단(BTS)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 '송 오브 더 서머(Song of the Summer)' 수상 소식은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경이로운 기적이 아니다. 2021년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대상을 거머쥔 이후 5년 만에 다시 선 AMA 무대, 그리고 한국적 정서가 깊게 밴 전통 선율을 현대적 팝으로 재해석한 타이틀곡 '스윔(SWIM)'으로 거둔 이 성과는 매우 상징적이다. 이것은 단순한 음원 차트의 승리를 넘어, 변방에 머물던 한류(K-Culture)가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부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탠다드'로 확고히 안착했음을 선언하는 일대 사건이다. 이번 수상의 진짜 가치는 화려한 트로피의 개수가 아니라, 리더 RM이 무대 뒤에서 밝힌 소회에 숨겨져 있다. 그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새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우리다운 음악은 과연 무엇일까"를 밤새워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이 짧은 문장은 오늘날 K-컬처가 전 세계 대중을 매료시킨 핵심 비결을 관통하는 거대한 화두다. 영미권 중심의 팝 문법을 맹목적으로 모방하거나 현지화(Localization)라는 명목 하에 정체성을 타협하는 손쉬운 길을 거부하고, 가장 한국적인 서사와 시대적 고뇌를 세련된 소프트웨어에 담아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 결국 전 세계의 주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다운 음악'의 자생력은 결코 하루아침에 급조되거나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신드롬이 아니다. 최근 해외 네티즌들이 유튜브라는 디지털 영토를 통해 거장 조용필의 과거 라이브 콘서트 영상을 뒤늦게 발견하고, "한국 팝(K-pop) 특유의 경이로운 가창력과 압도적인 무대 연출의 뿌리가 누구인지 이제야 깨달았다"며 경탄하는 현상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조용필이 수십 년 전 황무지에서 개척해 낸 음악적 완벽주의와 무대 장악력은 한류라는 거대한 유전자의 밑바닥에 흐르는 도도한 역사의 줄기였다. BTS는 이 깊고 비옥한 토양 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게 피어난 독보적인 꽃일 뿐이다. 그들의 발밑에는 이미 봉준호의 《기생충》과 황동혁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각인시킨 한국식 스토리텔링의 신뢰도가 있었고, 일상적 라이프스타일로 스며든 K-푸드와 K-뷰티가 다져놓은 문화적 친숙함이 든든한 배경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 포진한 수많은 K-팝 아티스트들 중 왜 하필 BTS가 이 거대한 생태계의 최정점에 서서 글로벌 아이콘이 되었는가? 다른 그룹들이 화려한 비주얼과 칼군무라는 '형식의 세련됨'에 집중할 때, BTS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중의 영혼을 흔드는 '정서와 서사의 보편성'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멤버 RM과 뷔가 가사를 통해 전한 메시지처럼, 무한 경쟁 사회라는 거대한 바다를 헤엄치며 끊임없이 좌절하고 도전하는 청춘의 고뇌는 국경과 인종, 언어를 초월해 전 세계 젊은이들이 직면한 시대적 결핍을 정확하게 파고들었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아티스트들은 얼마든지 복제될 수 있지만, 이토록 깊은 정서적 유대감과 위로를 건네며 팬덤을 하나의 '초국적 공동체'로 묶어내는 아티스트는 독보적이다. 다른 이들과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이 '서사의 깊이'에서 발생했다. 결국 BTS의 미국 팝 시장 지배를 단일 아티스트의 일회성 승리로 축소해서 읽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문화 공장이 지난 수십 년간 정교하게 벼려온 콘텐츠 제조 역량과 문화적 역동성이 마침내 세계 문화 권력의 판도를 바꾸었음을 뜻한다. 과거 서구 주류 미디어가 쥐고 흔들던 '탑다운(Top-down)' 방식의 게이트키핑은 소셜 미디어를 필두로 한 바닥(Bottom-up)의 폭발력에 의해 해체되었고, K-컬처는 그 균열의 틈새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일상적 라이프스타일이자 대안적 문화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가장 우리다운 것'을 향한 처절한 고민이 역설적이게도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된다는 진리를 BTS와 K-컬처는 온몸으로 증명해 냈다. 변방의 소음이나 일시적 아시아 서브컬처로 치부되던 한국 문화는 이제 인류가 함께 소비하고 공유하는 주류 스탠다드가 되었다. 조용필이라는 거장이 심은 위대한 씨앗이 K-무비와 K-푸드라는 비옥한 영양분을 먹고 자라 마침내 BTS라는 거대한 대관식으로 결실을 맺은 지금, K-컬처는 거침없이 글로벌 대중문화의 한복판을 당당히 헤엄쳐 나아가고 있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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